부산 기업과 부산 경제를 지원하는 '부산형 사회연대기금'이 발족됐다. 부산형 사회연대기금은 앞으로 조성될 기금을 부산의 일자리 창출 기업과 청년 창업 기업, 부산 특화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는 데 쓰게 된다.
 
부산형 사회연대기금 조성에 첫 발걸음을 내디딘 곳은 바로 BNK부산은행 노사다. 부산은행 노사는 22일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은행 본점에서 협약식을 갖고 부산형 사회연대기금 발족을 대내외에 알렸다.

이날 협약에 따라 부산은행 노사는 올해 안에 공익재단을 만들어 부산형 사회연대기금 운영을 맡긴다. 초기 운영자금은 부산은행이 10억 원을 출연해 마련한 뒤 내년부터 부산은행 임직원이 동참, 매월 월급에서 일정액을 떼 내 기금에 보탤 계획이다. 여기에 안정적인 기금 확보를 위해 부산은행이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임직원 출연 금액과 동일 금액을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부산은행 노사 출연금이 월 1억 원이 안 될 경우 부산은행에서 추가금을 출연, 연간 12억 원의 기금은 확보하기로 했다. 기금은 부산 내 일자리 창출기업이나 해양 섬유 신발 관광 등 부산 특화 중소기업에는 고용 장려금을 지원하고 청년 창업 기업에는 창업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쓰인다. 

부산형 사회연대기금과 같이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한 사회연대기금은 국내 첫 사례로 꼽힌다. 전국금융노조산업의 금융산업공익재단 설립이나 사무금융노조의 600억 원 규모의 사회연대기금 조성 등 특정 산업노조가 주도해 결성하거나 대기업이 하청업체 지원을 위해 조성한 적은 있지만 특정 지역의 기업, 경제, 청년을 지원하는 사회연대기금 발족은 처음이다. 

이번 일은 부산은행 노동조합이 전향적으로 공공적 역할을 자처하며 사회연대기금 조성 의지를 전했고 부산은행 사측도 이에 적극 동참하면서 성과를 냈다. 부산은행 노조는 실제 조합원들의 주머니를 열고 동참해야 하는 만큼 부담감도 컸지만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부산은행 노조는 올해 말까지 노조원 동의를 구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권희원 부산은행 노조위원장은 "부산은행이 연간 350억~370억 원가량을 사회공헌 사업에 사용하지만 정작 지역 기업과 지역 경제를 지원하는 일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면서 "노조가 앞장서 지역 기업과 지역 경제를 지원하는 일을 해 보자는 취지로 기금 조성에 나섰다"고 밝혔다. 빈대인 부산은행장도 "지역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부산형 사회연대기금 출연을 결정했으며 앞으로 지역 기업 동참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형 사회연대기금은 확장형 모델이다. 첫 깃발을 올린 부산은행 노사는 일회성이 아니라 부산은행이 지속하는 한 기금을 계속 모으게 된다. 공익재단 형태의 운영 주체가 구성되면 부산의 공공기관이나 기업 참여도 이끌어낼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에 참여한 오거돈 부산시장도 부산은행 노사의 뜻에 공감,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이 참여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부산에 본사를 둔 SK해운도 부산형 사회연대기금 동참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부산관광공사, 한국자산공사, KT부산본부 등 여러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의 참여 가능성도 있다.

부산은행 노조 측은 노조가 있는 기업에 대해 노조를 통해 사회연대기금 동참을 이끌어 내는 한편 민간 기업에 대해서도 부산상공회의소 등 유관기관 협조를 구해 저변을 넓혀 간다는 방침이다.